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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돈 많고 타락한 성직자(富者司祭)의 통정(通情)을 다룬 가쉽인가? 아니다. 父子와 師弟 간 疏通의 장이다. 여러 차례 직장을 옮겨 다닌 대학 교수가 아들과 혹은 제자들과 나눈 또는 나눌 이야기다. 할 말이 있어서, 할 말이 있다기에 여기 자리를 편다. 이 땅에 아버지라면, 선생이라면 누구라도 환영한다. 또 그 자녀 그 제자가 아니어도 무방하다. 규칙은 단 하나, 자신을 밝히는 거다. 물론 그조차도 강제할 방법은 없다.

근체시와 자소서

조회 수 219 추천 수 0 2017.10.21 11:27:46

 

 

 

 

 

西

이 시를 우리 말로 풀이하면

 

석양은 보기 좋으나 서산이 가깝고 황혼이 내일인데 집떠나지 못하네

정상은 아직 멀어 그 끝이 보이질 않고 앞서 간 친구는 계곡에 누워 날 부르네

홀로 타향에서 객이 되어 지내노니 일가친족은 늘 마음 한켠에 있구나

만나기도 어렵지만 헤어지기 더 힘드니 금수동천이 눈물에 흐려지네

 

7언 율시(7글자씩 8줄)라는 근체시(중국 당나라 이후 이어져 온 한시)라네

다음 달 내가 사는 기장에서 열리는 한시대회에서 발표 할 참이네

멋있어 보인다고? 실은 말도 안되 왜냐면 56글마다 들어가야 할 조건(평과 측을 맞추는)

이 있고 운을 맞추고 고전을 빌어와야하고... 아뭏든 나로서는 능력을 넘어서는 일이지

그저 수박 겉핡기 수준으로 흉내만 낼 뿐일세 ㅎㅎ

오래 전부터 이걸 배우고 싶었다네. 이게 바로 조선시대 과거 시험보는 방식이거든

글자만 하나 덜렁 내주고 56글자의 시를 짓는 걸세 인터넷도 사전도 없이 모든 걸

오로지 자신이 공부한 기억에만 의존해서

나도 처음앤 웃긴다고 했지 허나 막상 배워보니 시 한수면 그 사람의 스팩이 그대로

들어나는 그야말로 요즘의 자소서라고나 할까?

처음 만나는 사이라도 서로 시 한수만 교환하면 상대의 내공을 정확하게 알 수 있지

내 밑천이 그대로 들어나는 것 또한 물론이고

 

누가 더 힘들까?  조선 시대의 선비와 지금의 취준생인 자네 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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