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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어지는 것과 딱딱해 지는 것

조회 수 3219 추천 수 0 2012.12.27 20:29:53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서 의지가 굳어진 사람과 나이가 들어 수분이 사라지고 피부가 건조해지듯

딱딱한사람, 기실 이 둘은 같은 사람이다

어제는 내가 다니는 교회의 장로 은퇴및 원로장로 추대 예배가 있었다

세상 어느 직위나 직업도 크게 부러워할 게 없지만 때로 한 자리에서 묵묵히 신앙을 지켜온

나이드신 장로들을 뵈면 절로 고개가 숙여지며 존경의 마음이 든다-굳음

 

내가 사는 지역엔 문화원이 있어 한시도 배우고 붓글씨나 민요반도 있다 자연히 수강생은

연배가 있는 분들이다. 60을 바라보는 내가 제일 어린 축에 드니까 ㅎ

이들과 대화- 대화랄 수 없다-하다보면 일말의 여지가 없다. 당신이 아니면 아닌거다-딱딱함

 

나이가 들면 몸만 뻣뻣해지는 게 아닌가 보다. 왜 그럴까?

한 때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던 목회자들이 무리해가며 자식에게 당회장직을 승계하는 걸 본다

종교인뿐만 아니다. 사회 전반에걸쳐 젊어서와는 다른 판단과 행동을 보면서 병들고 아픈거보다

더 두려운 늙음은 사고의 경직이다.

나름 유연하다고 자부하지만 이 또한 착각인 줄 안다. 내심 그 폭이 남들보다는 좁을거라고 또 다시

착각하면서

 

여러차례 주장했지만 오늘의 양극화는 그 간의 획일화로 부터 다양화로 가기위한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폭이 있어야 그 사이에 다양한 스팩트럼이 형성되니까

불후의 명곡에서 7080을 다루는 것을 보면서  이러저런 모습으로 시니어와 주니어가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면서 아제 비로소 세대간 균형잡기가 비롯된 느낌이다. 아마도 이 과정이 시니어의 경직을 좀더

유연해지도록 도울 것이라 기대한다.


아들

2012.12.28 17:03:22
*.72.230.114

1. SNS나 혹은 오프라인상에서도 민감한 주제(정치, 종교)에 대해서는 확연한

사고의 경직성을 많이 목격하게 됩니다.

 

2. 이는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합니다.

(특히 미국은 뉴스를 보면 이게 미국인가 한국인가 구분이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3. 세대간 아무리 상대방의 취향을 이해 혹은 공감해 보려고 노력해도 이는 사실상 불가능

하다고 봅니다. 5,60대가 개콘이나 아이돌을 보며 감흥을 얻기 어렵고, 2,30대가 어르신들의

사고나 향수를 이해하는건 어찌보면 가학적인 과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4. 서양 문화권에서는 이해나 공감 보다, 사회적 계약(루쏘)에 따른 상대측 존재의 인정을

가르치는데, 어찌보면 우리도 이런 방향으로 가고 있고 그럴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즉, 저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이 이해되지는 않으나, 그 존재를 부정하진 않겠다.

(박oo, 문oo, 이oo 대통령 후보들이 대표하는 가치를 부정하나, 그래도 사회에서 이들의

 존재와 기본권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시각...)

 

5. 나이를 먹으며 사고가 경직되는 이유는 본인이 해봤고, 그게 맞았고, 그런 경험이 여러번

쌓인 결과이기 때문에 이를 타파하거나 부정하긴 어렵다고 봅니다. 그냥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정도가 한계인거 같습니다. 세대차이가 많지 않은 대학생 1학년과 4학년 사이에도 경험치에 따른

결정의 차이는 목격 가능하리라 봅니다.

 

6. 그러나, 이는 꼭 나이만의 문제라기 보다 '경험'의 문제인거 같습니다.

 

7. 우린 같은 시대를 살지만 집안의 환경과 경험에 따라 100년 까지 차이가 존재한다고 봅니다.

주변에 보면 모두들 살기 어렵다던 1910년생 할아버지가 미국에 유학 다녀온 사람도 있고, 6,70대

부모님이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반대의 경우(경험이 제한적인)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사한 집안내 분위기, 가정교육 등의 차이는 여타 다른 사고와 가치관의 차이를 불러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8. 결국, 그렇기 때문에 나이라고 하는 특정 카테고리로만은 구분하기 어렵고, 이는 위에 말씀하신 대로

점점 더 다양화되는 사회적 추세의 일환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9. 이런 시대에 필요한 것은 사고의 유연성 보다는 중심이 아닐까 합니다. 본인이 누구인지 알고 스스로

올바른 가치관을 당당하게 세워 나갈 수 있는 용기는 나이를 먹는다고 저절로 생기는 거 같지는 않습니다.

 

10. 굳어짐과 딱딱해 지는 것을 막는 것은 이러한 용기에서 나오는 여유가 아닐까 합니다.

자신이 없으면 큰소리 치고 귀를 막을 수 밖에 없는 것이지만, 무언가를 배워가고 채워가면 다양한 시각의

존재와 그 배경을 깨닫게 되는 거 같습니다. 

김교수

2012.12.30 09:21:04
*.160.226.112

유연성보다는 중심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쓴 굳어짐은 신념을 딱딱해짐은 아집을 의미하며 나름 좋고 나쁨을

구별해 쓴건 데 별 의미적 차이가 없는가 보지?

암튼 난 이런 사회적 문제를 학문적으로 고민하고자 '온전한 소통 연구소'라는 현판을 내 걸고

나홀로 연구를 시작한다. '소통'을 화두로 Senior, Community, Environment 를 중심한 사회적

과제에 대한 관심과 의견을 글로서 정리해 나가려는 것이다. 틈나는 대로 관심가져주기 바란다.

아들

2012.12.31 15:56:41
*.72.230.114

신념/아집의 주제와 본질에 따라 이해가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보수(conserve)하고자 하는 것도 어찌보면 일종의 신념인데,

어떤 것은 지나치다고 욕먹고(아집이라 칭함받고) 어떤 것은 강한 의지와 뚝심으로 인정 받는

차이가 있다보니 선악으로 구분하긴 모호한 측면이 있습니다.

 

어떤 것은 딱딱해 지는게 꼭 나쁜건가 싶기도 합니다.

딱딱해 지는 것의 이면에는, 내 자신이 아닌 다수의 대중으로 부터 인정 받기 위해

내 신념을 타협하지 않겠다는 자세이기도 한데, 이러한 비대중적 목소리가

줄어든다면 사회적으로 그리 건강치 않은 거 같습니다.

 

J.S.Mill의 자유론(On Liberty)에서 옹호하는 '소수의 의견'이 존중되기 위해서는

사회의 지배적인 여론에 의한 전제나 사회적 관습에 따른 대중의 여론에 대항하는 소수의

의견이 지켜져야(conserve) 하는데, 이는 종종 타인에게 '딱딱해 졌다'거나 '아집스러운' 것으로

비춰질 수 있겠지요. 그렇다고 유연해 지기 위해 이것을 포기해 하는지,

어떤건 포기해야 하고 어떤건 그대로 지켜야 하는지 참 어려운 문제인거 같습니다.

 

아울러 우리 정치가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이유도 무엇을 지켜야(conserve) 하는지 모르는 보수와

무얼 향해 나아가는지(progress) 모르는 진보의 모습을 시현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따라서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개선시킬지 식별하기 위해, 다시 한번 중심을 찾는 것이 

우선되어야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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