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어떻게 아세요, 제가 인대에 있는지!
"이젠 척 보면압니다. 어디 소속인지"
연세가 지긋해 보이시는 택시 기사분이
백밀러로 흘긋 보시며 하는 말이다...
오늘처럼 수업이 오후에 있는 날이면 차를 놔두고 이따금씩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느긋하게 책을 읽다가 때로 두리번 거리다가 또 때로는 생각에 잠기니 여간 좋은 게 아니다.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학교 앞까지 오는데 한시간반 남짓의 시간과 이천원가까운 돈이든다
학교 밑에서 순환버스를 타면 공짜지만 오늘처럼 수업시간이 임박해서
줄을 선 학생들이 많은 날이면 이천팔백원을 주고 택시를 이용한다
대중교툥 요금과 비교하면 거리에 비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중요한 건, 드디어 내가 인문학자로 비쳤다는 사실이다..
대학(인문대 신문학과)부터 시작해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또 지금은
인문대 소속 교수로 지내지만 평생 내가 일하고 가르치는 분야는 사회학에 더 가깝다.
하지만 인문학적 사유와 행동을 하기위해 나름 부단히 애써 왔다.
특히 대학에 온 이후로는 더욱 더 호흡을 가라앉히며 신중하려고 노력했다
비록 일회성 경험이지만 기쁘다. 지난 주 수업 시간에 서로 발표하겠다고
많은 학생들이 손을 든 이후 줄곧 구름에 떠 다니는 기분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