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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논문 감사의 글

조회 수 428 추천 수 0 2018.11.09 10:58:19

모처럼 한가로히 집에 앉자 글을 쓰느라 이곳저곳, 이것저것 글과 자료를 뒤지다가 20여 년전 학위 논문의 파일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 맨 뒤에 적어놓은 감사의 글을 읽는다..

그 때 회사다니면서 논문쓰느라 힘들고 속태우던 그 심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해서 여기 그대로 옮겨 붙인다.

지금 학생인 자네들에겐 어떤 느낌을 줄까? 다소라도 용기와 위안이 되기를 바라면서....

 

<감사의 글>

 

길은 멀고 험한데,

태양은 벌써 중천에 있구나

- 단테의 신곡 중에서

 

불혹의 나이를 넘어서 돌아본 어제는 온통 부끄러움과 아쉬움뿐입니다. 또 고개를 돌려 앞을 보니 허위 허위 마음은 급한데 생각에 그칠 뿐입니다. 학문의 전당을 오염시킨지 어느덧 20여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소도와 같은 안식과 충전의 장소였습니다. 때때로 사회적 좌절감으로 도망치듯 숨어들 때마다 위로와 격려로 따스히 맞아주던 곳입니다. 아니 단순히 안식과 위로만으로 그치지는 않았습니다. 아스라히 꺼져 가는 학문적 열의와 탐구 의욕을 일깨워주고 산학(産學)의 틈바구니에서 양쪽 다리를 지탱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넘치도록 부어 받기도 했습니다.

온 몸으로 엄습해 오는 학문적 열등감은 부족하나마 이제껏 살아온 삶에 더없이 귀중한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온전한 곳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저를 단지 후배와 제자라는 이유만으로 짧지 않은 세월 보듬어 안아 주신 교수님들께 진심에서 우러나는 감사를 드립니다. 학자의 길을 실천으로 보여주신 이강수 교수님, 대학 입학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 마음으로 지도해 주신 정대철 교수님, 학문과 실무의 절묘한 조화를 일깨워 주신 조병량 교수님, 행동하는 청년학자의 좌표가 되어주신 김재범 교수님, 그리고 단하나 학문적 관심사의 공유만으로 그 바쁜 시간 그 먼길을 마다 않으신 신호창 교수님, 차마 이 부족한 논문에 존함을 옮겨 적기조차 부끄러운 심정을 무릅쓰고 지도해 주시고 이끌어주신 데 대한 한없는 고마움을 표합니다. 덧붙여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의 슐츠(D. E. Schultz) 교수께도 여러 차례에 걸친 E-mail 문의에도 거르지 않고 성실하게 지도하고 답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선후배들. 일일이 거명하고 감사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고마운 분들께는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내내 은혜 입은 마음으로 지낼 것을 약속드립니다.

그래도 가슴에 남아계신 한 분, 이제는 희미해져서 그리움을 넘어 아쉬움으로만 기억되는 아버님 영전에 이 논문을 바칩니다.   김일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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